세 번째 회사로: 네이버 웹툰에 가기까지
1. 시작하며
22년 10월 28일 자로 공채로 입사한 11번가를 떠나 네이버 웹툰에서 개발자의 도전을 이어갑니다. 본 글에 등장하는 회사는 면접 전에 비밀서약서를 작성하기에 작성할 수 있는 내용에 한계가 있어서 이번 이직 후기는 작성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직을 고민하고, 도전한 내용을 정리하는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이 들어서 부족하게나마 문제 되지 않은 선으로 이직 후기 글을 남깁니다.
2. 21년 겨울. 이직을 결심하며
11번가에 좋은 분들이 합류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11번가 공채 후기로 남긴 글인 2020년 하반기 11번가 신입 개발자 채용 면접 후기 글은 1만 조회 수, 댓글은 100개가 넘었습니다. 후기 글을 통하여 11번가에 합류하고 싶은 분들에게 채용 과정에 대한 정보와 작은 소통의 창구가 되었습니다. 실제로 개발자뿐만 아니라, 비 개발 직군 분들도 제 글을 보시고 입사하셔서 저에게 슬랙 DM을 보내주실 정도로 과분한 사랑을 받은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11번가에서 일하면서 즐거운 시절도 있었습니다. 11번가 합격을 받고 만든 11번가 비공식 오픈소스 그룹에서 (https://github.com/11st-corp) 동기들과 공개적으로 스터디를 진행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입니다.
다만 21년 11월을 기점으로 개발자로 성장하기 위해서 많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당시 많은 개발자를 만나고 이야기를 하면서 개발자로 성장하기 위해서 떠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세한 이직 사유는 공개적으로 블로그에 남기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어서 말을 줄여보겠습니다.)
21년 겨울, 어느 주말에 무작정 그린 팩토리 앞을 찾아가서 생각을 정리하고 이직에 대한 마음을 다지고 돌아온 적도 있습니다.
경력 코딩테스트 준비는 22년 3월부터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했으며, 그전까지는 사이드 프로젝트 런칭, 개발 사이드프로젝트 커뮤니티 UPF 활동 (활동 후기: 데브 이벤트 웹 프로젝트 고도화 (with UPF)), 인프런 강의 수강 등의 활동을 통하여 개발 실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였습니다.
3. 22년 4월: 부러진 화살
어떤 회사에서 어떻게 커리어를 발전할까 고민하는 상황에서 일단 지원하면서 생각하라는 조언을 받았습니다. 당시 공고가 올라온 두나무, 당근마켓, 토스페이먼츠, 우아한형제들에 일단 지원하였습니다.
감사하게도 부족한 실력이지만, 우아한형제들은 최종면접, 당근마켓은 2차 면접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습니다.
면접을 진행하면서 개발 경험적으로 부족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예를 들어서 JPA 경험이 없는 것, MongoDB와 같은 NoSQL 경험이 부족한점, 성능 최적화 경험이 부족한 점, 벡엔드 개발자이긴 하지만 Vue, React 경험이 없으며 프론트는 JSP + JQuery로 개발하는 점이었습니다.
제가 속한 팀은 90% Mybatise, 10% Querydsl을 사용하며, MongoDB는 도입계획이 없으며 Oracle DB를 사용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이 난관을 헤쳐나가야 하나.. 난감하였습니다.
팀의 마이크로서비스의 GC는 어떻게 동작하는지, 왜 튜닝을 안 해도 되는 상황인지, 성능을 고려한 쿼리 작성, 힙덤프 분석 등등 면접 과정에서 대답하지 못하였지만 할 수 있는 경험을 최대한 하였습니다.
4. 22년 5-7월: 시련의 프로젝트
살짝 여유롭던 4월이 지나고, 주 52시간 꽉 채워서 10주간 진행한 사업자 셀러 래거시 폭파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13년간 11번가 모놀리식에 개발되어서 유지 보수되던 사업자 셀러 가입을 AML 적용과 함께 마이크로서비스로 이관하는 작업입니다. 어떤 개선을 했는지는 제 블로그 ‘레거시 폭파 프로젝트 이야기' (두 달간의 회원 가입 서비스 레거시 개선 회고) 에서 상세히 설명하였습니다.
(* AML이란 불법자금 세탁을 적발하고 예방하기 위한 관리체계입니다. 회원가입 및 셀러 승인 단계에서 사업자의 자금 출처를 확인 및 관리하는 절차를 추가하였습니다.)
프로젝트 기간 바빠서 더 이상 이직 준비는 어려웠습니다.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는데 모든 시간을 투자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가 이직을 끝내는 데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이유는 곧 나와요~)
5. 22년 7-8월: 다시 이직을 준비하며
5-1. 이력서 개선
경력기술서가 길어지는 것은 좋지 않지만, 저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꾸준한 커밋과 기술 블로그 운영을 첫 장에 작성하였습니다.
원티드 포트폴리오를 부탁해를 참석하며 전반적인 점검을 하기도 하고, 경력과 관련 면접 질문을 받은 것 중에서 갱신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드는 부분은 체크하여 지속해서 업데이트하였습니다.
5-2. 면접 준비
정리한 내용은 편집하여 Github Brave Tech Interview에 올릴 예정입니다.
그간 면접을 보면서 받은 질문과 블로그, 잡플래닛에 올라온 면접 후기를 바탕으로 예상문제를 뽑았습니다.
지금까지 정리한 것을 보니 총 96개의 예상 문항이며, 워드로 A4 140p 정도 분량에 해당합니다. 예상 질문에 대해서 적어도 A4 한 장 반 정도 떠들 수 있을 깊이로 준비하였습니다. (* A4 한 장 반은 말로 약 7분 분량입니다.)
간단한 질문이라도 인터넷에서 떠도는 지식을 외우는 수준이 아니라, 상당히 깊이있게 준비하였습니다. 필요하다면 내부 코드를 열어보고 디버깅으로 따라가보기도 하고, 직접 코드를 작성해서 동작을 확인하였습니다. 어떤 질문이 나올지 모르지만 적어도 준비한 질문은 옆구리를 쿡 찌르면 줄줄 나올 수 있을 정도로 공부하였습니다.
6. 22년 9월. 토스뱅크에 합격하기 까지
토스뱅크는 3년이하 주니어 개발자들을 뽑는 NEXT 2022 전형으로 지원하였습니다. 모든 토스 법인 합쳐서 최대 80명을 뽑는다고 하였으며, 지원자가 8,232명이었기에 명목적으로는 1:100이 넘었으며, 허수를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높은 경쟁률이었습니다. 지원할 때는 최종합격할 것이라는 기대를 전혀 하지 않고, 가볍게 그동안 준비한 코딩테스트 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 정도로 생각하고 지원하였습니다.
코딩테스트
코딩테스트 및 과제전형이 있으며, 토스뱅크는 코딩테스트와 서술형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코딩테스트는 알고리즘 키워드만 안다면 상당히 쉬운 편이었습니다. 서술형 문제는 회사에서 일하면서 고민했던 부분과 스터디할때 다루었던 내용이 나와서 어렵지 않았습니다. 서술형은 작성할 시간이 부족했기에 서술식보다는 키워드가 충분히 들어가도록 조금 상세한 개조식 문장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코딩테스트를 마치고 4일 뒤에 코딩테스트 합격 메일과 함께 이력서 및 포트폴리오 제출 메일을 받습니다. 이력서는 평소에 관리하는 노션 링크를 제출했으며 블로그, 깃허브 링크를 추가로 제출했습니다. 포트폴리오는 별도로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1차 면접: 실무진 면접
공교롭게도 1차 면접이 회사에서 당첨된 휴양지 리조트 이용 기간과 겹쳤습니다. 회사 리조트라 제가 안가면 이용할 수 없기에 그리고 가족과 같이 가는 것이기에 일정 조정하기 어려워 그냥 휴양지에서 면접을 보기로 하였습니다. (뜻밖의 비대면 면접의 수혜자..)
우: 숙소에서 바라본 해변. 한 번도 물에 들어가 보지 못하고 면접 준비하다가 끝나버린 여름 휴가
토스 뱅크는 AML을 직접 개발해서인지 AML 프로젝트에 관해서 질문을 주셨으며, 면접관 중에 회원 도메인을 담당하는 분이 오셔서 회원 도메인 관련 질문을 받았던 터라 더더욱 프로젝트에 대해서 할 말이 많았습니다.
편도 5시간 거리, 이동하면서 정리한 내용 공부하고 기술 영상을 들으면서 이동해서 그랬는지 휴가를 마치고 돌아와서 2주 정도 앓아누웠습니다. 그러나 어설프게 준비해서 기회를 놓치는 것보다는 모든 것을 쏟아내는 것에 집중하였기에 후회는 없었습니다.
토스답게 면접 본 후 20분 뒤에 합격 전화를 받았으며 다음 전형 소개와 일정을 잡았습니다.
2차 면접: CTO 면접
인터넷에 CTO 면접 후기를 검색했을 때는 기술 면접보다는 인성에 가깝다는 내용을 봐서 인성만 준비하였으나 살짝 까다로운 기술 질문도 주셔서 당황하였습니다. 그 외의 인성 질문에 대해서는 꾸밈없이 생각하는 대로 답하였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흘러가는 대로 사는 것보다 매 순간 고민을 하였기에 CTO님과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남습니다.
7. 22년 10월. 네이버 웹툰에 합격하기 까지
네이버 웹툰 테크 리쿠르터의 링크드인 연락
토스뱅크 CTO 면접이 있는 날 오전에 링크드인을 통해서 네이버 웹툰 테크 리쿠르터이신 최동한님께서 웹툰 채용 소개 관련 메시지를 보내주셨습니다.
이미 네이버 웹툰은 직간접적으로 명성(?)을 들어서 익히 알고 있었으며, 작년에 네이버 웹툰의 채용 설명회 회사에서 재미를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 네이버 웹툰 개발자 채용설명회 를 재미있게 봤었습니다. 동한님과 통화를 하면서 네이버 웹툰에 대한 자세한 소개를 들을 수 있었고 지원을 하였습니다.
리쿠르터 추천 전형이기에 별도의 자소서는 없었으며, 기본적인 신상 정보 입력 및 경력기술서, 기술 블로그, 깃허브 링크를 제출하였습니다.
Pre Test
네이버 웹툰은 다른 회사와 다르게 코딩테스트가 없는 대신 Pre-Test라는 면접이 30분 진행되며, 이력서에 대한 질문, 이력서에 나온 기술에 대한 간단한 질문이 이어집니다.
1차 면접
1차 면접은 1:1로 1시간씩(50분 면접 10분 휴식) 총 3회 진행되며, 각각 다른 면접관이 들어옵니다. (*웹툰 채용방식이 변하는 과도기라 앞으로 입사하는 분들은 3:1 면접, 70분 진행으로 변경될 것입니다.)
3시간 면접이라는 긴 면접시간, 그리고 라이브 코딩테스트를 보기에 호락호락하지 않은 면접이었습니다. 면접에서는 CS, 경력 관련해서 골고루 질문이 나왔습니다. 그냥 ~을 했다가 아니라 왜 했는지, 래거시 환경에서 ~까지 노력했지만 ~는 ~한 이유 때문에 ~으로 결정하였다는 답변을 하였습니다. 개발하면서 정말 많은 고민을 하였기에 이러한 질문을 주시고 들어주시는 것만 해도 눈물 나게 감사했습니다.
3시간이라는 긴 시간이었지만 찰나의 순간으로 기억될 정도로 시간이 금방 지나갔습니다.
2차 면접
2차는 1시간 30분으로 진행됩니다. 1시간 임원 면접(30분 CTO, 30분 테크 리더), 30분 컬쳐핏 면접으로 구성됩니다.
테크 리더님께서는 ‘레거시 폭파 프로젝트 이야기 (두 달간의 회원 가입 서비스 레거시 개선 회고)’ 글을 보시고 관련해서 많은 질문을 주셨습니다. 실제로 팀 매칭 당시 이 프로젝트에서 경험한 것처럼 일부 래거시 서비스를 Spring Boot + Vue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어서, 왜 이 프로젝트에서 질문을 많이 주셨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CTO님은 제 블로그를 많은 글을 꼼꼼하게 보신 것 같았습니다. 제 블로그에 쓰여 있는 실패 이야기, ~에서 성장한 이야기 등의 이야기를 주셨습니다. 각 삶의 여정마다 깊은 고민을 하였기에 진솔하게 그리고 즐겁게 이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최종합격 & 처우
2차 면접 이후 24시간 뒤에 최종합격 안내와 함께 처우 협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지원부터 처우 협의 완료까지 딱 한 달 걸렸습니다.
8. 마치며
최종 합격한 두 회사 모두 매력적인 회사이기에 고민하였습니다. 웹툰이라는 도매인의 재미에 매료되어 최종적으로 네이버 웹툰에 합류하기로 하였습니다.
감사하게도 지원한 모든 회사에서 서류 탈락한 적은 없었습니다. 꾸준히 공부하고 블로그 글로 남기며, 사이드 프로젝트를 잘 발전시킨 점이 강점으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11번가에 일하는 1년 10개월간 그리고 네이버 웹툰으로 이직하기까지 단 하루도 공부를 쉰 적이 없습니다. 퇴근했을 때는 물론이고 휴일에도, 주말에도, 휴가를 갔을 때도, 그 어느 순간에도 공부를 쉰 적이 없습니다. 최고가 될 자신은 없지만, 포기하지 않을 자신은 있었습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 펼쳐질지 한 치 앞도 모르지만, 지금까지 해봤던 꾸준함과 집요함으로 새로운 성장의 흐름에 올라가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회사로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