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nant

인증?

 

대학 도서관 710권 대출 이력

 

[이미지 삭제]

교내 희망도서 신청

 

학교 도서관에서 제가 신청한 희망도서를 대부분 구매해주어서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혼란한 삶과 독서

 

대학 1학년 시절 참 혼란했습니다. 개교 20년 만에 처음으로 총장님이 바뀌는 일부터 다양한 크고 작은 교내 사건과 논란들이 많았습니다. 지금의 에**** 커뮤니티와 다르게 지금은 사라 저버린 교내 전용 인트라넷이 있었습니다. 거기서 오가는 댓글은 선배님들이 현 상황을 깊게 분석한 글이었습니다. 자기의 주장을 견고하게 만들기 위해 적절한 책 인용은 책을 별로 읽어본 적 없는 저에게 책을 읽고 싶은 동기를 부여했습니다.

 

2013년 베스트셀러

 

이 당시 책 고르는데 특별한 기준은 없었고 베스트셀러를 주로 봤습니다. 남들이 많이 읽는 책이 뭔가 특별할거라는 생각으로 읽었던 것 같습니다.



이등병때 책 30권을..

 

2주간 치료받았던 해군 해양의료원 (Source. 연합뉴스))

 

훈련소를 마치고 특기학교 교육을 받던 도중 큰 병이 아니였지만 여러가지 복잡한 상황이 맞물리면서 병이 커져 훈련소 부대에서 치료를 받지 못하고 해양의료원으로 실려갔습니다. 특기학교 교육을 마치지 못하고 다음 후배 기수와 특기학교 교육을 받아야하는 상황과, 생활이 제약된 상태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있기에는 너무 힘들었습니다. 제가 있었던 3층의 모퉁이를 돌면 도서관이 있었습니다. 사실 도서관이라고 부르기엔 민망할 정도로 작은 방에 책이 비좁게 꼽혀있었습니다.

 

이등병 + 연탄길 = 눈물

 

해양의료원 도서관에서 처음 대출했던 책이 연탄길이었습니다. 초등학교 때 연탄길을 읽었고 독후감도 쓴 것이 기억났는데, 이등병이라는 상황에서 연탄길을 읽었을 때 헤어나올 수 없는 인간의 본연적 감정의 폭풍속에 빠져들었습니다. 도서관에 어려운 책만 있었다면 독서의 재미에 빠지지 않았을 텐데 조석 작가님의 유명 웹툰인 마음의 소리 부터 경제 책까지 그 좁은 도서관 방안에 참 다양한 책이 있었습니다. 2주 치료를 마치고 다음 기수가 행정학교로 입과 하기 전까지 대기하면서 행정학교 내 진중문고에서 책을 읽었습니다. 3개월이라는 이등병 기간에 책을 30권 읽으며 독서의 재미에 빠졌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

 

종류 상관하지않고 읽었습니다.

 

처음 자대를 가서 독서를 거의 못했지만 매달 (나름 에이스?)후임이 들어오고 개인 시간이 조금씩 생겼습니다. 독서에 집중할 때면 군인이라는 사실을 잊을 수 있어서 짬짬이 책을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경제학 입문 관련 책을 읽으면 중간에 생기는 의문 '우리나라 금리가 낮으면 금리가 높은 해외 은행에 적금하면 되지 않을까?', '기업은 한 해 세금을 얼마나 낼까?' 등 해결하기 위한 다음 단계의 책을 읽었습니다. 이렇게 읽다 보면 하나의 경제학이라는 큰 뿌리에서 나뭇가지가 퍼져나가며 지식이 생기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경제뿐 아니라, 종교, 사회학, 법, 심리 등등 가리지 않고 독서를 하였습니다. 책 읽는데 속도가 붙어서 군인 시절 한 달에 40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전역 전에 도서관 대출 기록을 보니 100권 정도 대출기록이 남았습니다.

 

북코아는 오아시스였습니다.

 

군대 내에 도서관이 있었지만 역시 규모 면에서 만족스럽지 못하였고, 제가 읽고 싶은 책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10만 원 남짓한 군인 월급으로 새 책을 사기에는 무리였고 북코아, 고구마 중고서적에서 수십 권씩 구매했습니다. 복지대대로 배달된 무거운 책을 후임들이 매번 가져오는 게 미안해서 항상 제가 들고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학교와 나

 

군인 시절 평균 한 달에 40권의 책을 읽다가 복학해서 처음 한 달을 보냈을 때 실망스러웠습니다. 한 달 혼자 책을 읽어서 배우는 게 학교 수업한달 듣는 것보다 더 많이 공부했기 때문입니다. 책으로 많은 것을 배우고 생각을 가다듬을 수 있기에 책을 놓고 싶지 않았습니다. 과제도 많고, 여러 모임으로 시간이 부족했지만 아침 먹으면서, 공부 시작하기 30분 전 무조건 책을 펴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이러한 습관 덕에 한 학기에 17권의 책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누군가 제가 신청해서 교내 도서관에 비치한 책을 대출해서 보고 있습니다.

 

학교에 파이썬, 보안, 클라우드, 데이터베이스 등등 기술 서적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교보문고나 인터넷에 좋은 도서로 추천한 책들을 엄선하여 희망도서로 신청하였습니다. 제가 희망도서로 비치한 책을 누군가 대출했을 때 약간의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2년 전과 다르게 학교에 최신 기술 서적이 늘어나서 기쁩니다.



인턴과 독서

 

판교 현대백화점 교보문고 (Source. 교보문고 공식홈페이지)

 

주중에는 시간이 없어서 가지 못 하고 금요일 저녁, 주말에 판교 현대백화점 지하에 있는 교보문고에서 책을 읽었습니다. 회사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였기에 퇴근하고 후다닥 달려가서 책 읽었습니다. 주말에는 서울 쪽 교보문고에서 아메리카노 하나 들고 책을 쭉 보았습니다. 지방은 책이 좋은지 직접 확인하기 어려웠는데 직접 확인하고 살 수 있어서 인턴 기간은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변화 그리고 지금

 

독서량이 쌓이면서 책을 읽는다고 생각이 크게 바뀌거나 무릎을 치는 책을 잘 만나는 빈도가 극도로 줄었습니다. 어느 순간 독서가 기존의 생각에 맞추어서 보고 싶은 책만 보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양한 의견의 책을 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독이 글쓰기 능력과 직결되지 않는걸 느끼고 글쓰는 연습을 블로그를 통해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