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nant



Source. JustWatch 슬럼독 밀리어네어

커버 이미지는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한 장면입니다. 주인공 자말은 ‘누가 백만장자가 되고 싶은가’라는 최고 인기 퀴즈쇼에 참가합니다. 교육을 받지 못한 자말을 사람들은 무시하였으나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최종 라운드에 오르게 됩니다. 정규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그의 부정행위를 의심한 경찰은 ‘자말’을 사기죄로 체포합니다. 조사결과 경찰은 자말이 험난하게 살아온 삶의 경험이 퀴즈의 정답을 맞출 수 있는 실마리였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지금 상황이 어렵더라도 나중에 그 퍼즐을 맞추었을 때 어떤 모습일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는 의미에서 커버 이미지를 선택하였습니다.




부제: 방황의 퍼즐을 맞추며


비정규직으로 일한 시간을 포함하면 일 년이 지났지만, 현재 시점으로 몇 주만 지나면 정규직으로 커리어를 시작한 지 1년이 됩니다. 커리어 1년차를 맞이하며 밤에 잠은 안 오고 취준시절 공백기 시간이 몽실거려 글로 남겨봅니다. 이런 글은 검색엔진이 잡아주는 글은 아니겠지만 남겨놓으면 의미 있을 것 같아 자유롭게 의식의 흐름으로 글을 써봅니다. 어느 순간 본 글은 비공개 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



합격 그리고 퇴사


19년 하반기 졸업학기에 앞두고 어떤 기업에 지원합니다. 기업설명회 당시 저는 우대 조건을 만족하여 서류, 코딩테스트, 1차 면접은 면제라는 기쁨이 넘치는 정보를 알게되었습니다. 관심있는 기술분야에서 기술력있는 국내 몇 안 되는 회사였기에 지원서를 정성껏 쓰고 지원을 합니다. 서류 (당연히) 합격메일을 받고 바로 코딩테스트 응시 메일이 날아왔습니다. 인사담당자분에게 메일로 채용설명회 때 면제라고 하셨으니 응시를 안 해도 되는지 문의했더니 응시를 해야한다고 합니다. 면제가 아니라 2차 최종 면접까지 점수가 미달하더라도 중도 탈락하지 않고 채용을 진행하는 것이라는 정승네트워크도 한 수 배워갈 답변을 받았습니다. 코딩테스트는 일요일, 당시 일요일은 취업을 위한 어떠한 활동을 하지 않았기에 정중하게 지원취소 메일을 보냈습니다. 채용설명회 당시 부적절한 워딩으로 인하여 저는 지원 취소를, 인사담당자는 그런 저를 말리는 이상한 상황이 발생되었고 내부적인 의사결정을 거쳐 우여곡절 끝에 정규 코딩테스트 다음날인 월요일에 코딩테스트를 보게됩니다. 고생해서 지원한거 일단 끝까지 해보자는 생각으로 면접에 임했고 그렇게 실무진과 임원면접을 거쳐 최종합격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채용 과정에서 좋지 못한 경험과 결과적으로 회사의 부서 간의 소통문화가 회식인데 술을 입에 대지 않는 저에게는 입사할 매력을 느끼지 못하였습니다. 그렇게 수십 명의 신입 동기들과 함께한 입사 전 사전미팅을 마치고 삼일뒤에 입사 거절 메일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취준생이 되어 언제 끝날지 모르는 모험을 시작합니다.



그 질병



Source 연합뉴스. 코로나19 탓에…축구장서 공기업 채용시험 치러져

19년 12월 휴식을 보낸 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심상치 않은 그 질병이 세계를 뒤흔들었습니다. 이는 취업 시장에도 영향을 주었는데 기업마다 공채 일정을 연기, 공채를 진행하더라도 필기시험 진행이 어려워 극악의 서류 합격률을 만들었습니다. 당시 지원했던 카드사 인턴 IT 직군에 비공식 3명 TO에 1,500명 이상 몰렸습니다. 웹 서비스 개발하여 서비스 운영 경험이 있지만 대학 시절 서비스 개발쪽으로 어필하기 힘든 연구 및 프로젝트분야 등 개발 직군에서 치열한 경쟁속에 확연하게 차별화하지 못하여, 그리고 미천한 코테실력으로 수많은 기업에서 서류탈락을 경험합니다.





Source. HGU Newspaper



Source. 故 김영길 한동대학교 초대총장 1주기 추모예배

완공되었지만 그 질병으로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학교 내 그레이스 스쿨에 매일 찾아가서 제가 존경하는 분인 고(故) 김영길 전 총장님의 사진 앞에 서서 기도하듯 마음속으로 말했습니다. '여기서 진짜 열심히 공부했는데 같이 일하자는 회사 하나 없네요.', '아무도 저를 찾지 않는데 Why not change the world는 저에게 해당하는 말일까요', '제가 무엇을 잘못하였길래 졸업을 못 하고 여기서 이러고 있어야 할까요.', '왜 학교가 포항에 있어서 면접 보려면 왕복 10만 원이 나올까요?'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모 스타트업에 합격하게 됩니다. 차후에 스타트업 시절 이야기를 해보겠고 오늘 글은 공백기 시절까지만 담겠습니다.



퍼즐을 맞추며


작년 6월 첫 번째 회사 입사 당시 벡엔드 개발자해봐야 사수, CTO님만 있었기에 또래의 개발자를 많이 만나고 싶어서 개발자 동아리를 지원했습니다. 그러나 지원한 모든곳에서 불합격하였습니다. 개발동아리 뱃지가 탐나기에 셀프 뱃지를 달아보고자 Github Organization 용감한 친구들이라는 저장소를 만들었습니다. 저장소가 하나라도 있으면 썰렁하지 않을테니 당시 개발자들의 커리어에 대한 조언 세미나가 많이 있기에 제가 잊지 않고 참석하려고 Dev Event를 만들었습니다.


용감힌 친구들 소속 친구중에 CS지식이 부족하다고하여 천일야화에서 천일동안 이야기를 해주듯이 이에 영감을 받아 천일동안 CS 문제와 답을 제공하자는 아이디어에서 1000-days-cs-questions라는 저장소를 시작하였고 올해 설에 brave-tech-interview로 리뉴얼하였습니다.


Awesome-Dev-Contents는 스타트업시절 제가 입사한지 두달차에 사수분이 퇴사하셔서 제가 퇴사하기 전까지 벡엔드에 대해서 물어볼 분은 CTO님만 있었습니다. CTO님은 바쁘시고 자리에 자주 없으셨기에 의지할것은 구글 검색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저의 좋은 선생님이었던 글을 알려주고 싶어서 만든 저장소입니다.



Github Trending Filter: Korean, Data range: This month

Github에는 Trending이 있습니다. Github의 설명으로는 흥미로운 저장소를 소개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어떤 기준으로 소개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용감한 친구들의 저장소 세 개가 올랐습니다. Dev Event는 외부에 알렸지만 외부에 알리지 않은 Brave Tech Interview는 어떻게 알고 왔는지 이번달에만 321개의 스타를 받았습니다. 휘랑찬란한 README와 다르게 아직 외부에 소개할만한 저장소는 아니여서 시간 날때마다 작업하는 정도인데 놀랐으며 이정도 관심을 받는게 맞을지, 이정도 그릇은 아닌데라는 생각을 합니다.


블로그도 작년 1월과 비교하여 지난달 기준 7배 정도 방문자수가 늘어났습니다. 조회수 Top을 보면 막막하던 순간 작성한 글들이 상위에 있는것을보면 기분이 묘합니다. 이정도로 많은 분들이 읽어줄거라고 예상하고 쓴 글이 아닌데 과분하다는 생각을 항상합니다.


끔찍한 시절 막막한 시절 그리고 거절의 연속이었지만 그 시절 썼던 글들, 프로젝트라는 퍼즐을 모아보니 생각지 못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지금의 상태가 가장 밝은 상태일수도, 다음에 더 새로운 일이 생길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렇습니다.



앞으로 하고싶은 것


제가 관리하는 프로젝트를 어떻게 하면 주목받을지 고민하는 것보다 취업을 못 하고 공백기를 맞이한 과거의 저와 같이 개발자라는 무대에 서고 싶지만 서지 못하는 후배 개발자들을 위한 무대를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를 위해서 Dev Event Web과 함께 기획 중인 사이드프로젝트가 있는데 언제 완성될지, 완성은 가능한지 모르겠지만 그런 꿈을 갖고 있습니다. 무대에 서지 못하고 뒤편에 앉아있던 시간이 있었기에 제가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이끌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내용이 워낙 끔찍해서 슬라이드 커버는 깜찍한 토심이와 토뭉이를 두었습니다.
(Youtube 영상의 경우 특정지을 수 있는 정보를 가렸습니다)

졸업과제를 시작할 때쯤 어쩌다가 인공지능 교재 개발에 참여하여 강의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코로나 때는 You tube로 라이브방송을 했었습니다. 막상 강의의 기회가 없으니 아쉬우면서도 계속 공부를 하다 보니 저의 부족한 점이 많이 밟혀서 누가 누굴 가르치나 생각이 들면서 강의에 대한 자신감도 많이 잃었습니다.


그때가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그 누구보다 쉽게, 잘 설명할 수 있는 주제가 있으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Source. Naver D2 그런 REST API로 괜찮은가
언젠가는 이런 인사이트를 주는 사람이 될 수 있겠죠?



18년 2학기 기숙사 같은 층 사는 친구가 찍어준 사진입니다. (그 친구가 없었다면 바쁜 시기에 사진 몇 장 남지도 않았을 것 같네요) 당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던 시절이었지만 그 시간을 건너서 지금 이렇게 있을 거라고(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생각하지 못하였습니다. 2년 뒤, 3년 뒤 그리고 10년 뒤 주도적으로 서비스를 주도하며 개발할수도 혹은 개발자가 아닌 다른 일을 할 수도 있지만, 공백기 시절 막막하게 썼던 글들이, 개발자 동아리 다 떨어지고 만들었던 Github. 용감한 친구들이 생각해보지 못한 결과를 가져온 것처럼 지금은 감히 상상하지 못할 미래의 일들을 기대하며


그리고 어쩌다가 본 글에 유입되어서 여기까지 읽은 분들을 응원하여 글을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