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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회고] 네이버웹툰 벡엔드 개발자로 일한다는 것은?




0. 시작하며


22년 10월 31일을 시작으로 네이버웹툰에서 일한 지 1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회사에서의 적응과 삶의 다양한 중요한 순간을 지나가면서 블로그 글을 오래 못썼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회고글로 올해를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작성한 회고 글

👉 컴공시절 회고: 컴퓨터공학 학점 2.82에서 성적 장학금까지
👉 1년차 회고: 1년차를 맞이한 서버 개발자의 취준 공백기 회고 및 지금 생각
👉 20년 회고: 2020년 회고
👉 21년 회고: 메타버스 개발자에서 커머스로 주니어 개발자 1년 회고
👉 22년 회고: 백엔드 개발자 22년 회고: 커머스에서 네이버 웹툰으로




1. 판교로 이사



좌. 이사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신림동 자취방 문을 닫기 전 사진
우. 박스 6개로 이사 왔지만 떠날 때는 한 트럭으로 떠났습니다.


4월 1일 만우절날 판교역 코앞에 있는 오피스텔로 이사하였습니다.


2년 10개월간 신림동의 원룸에서 자취를 하면서 첫 번째 회사와 거리가 40분 정로도 가깝고 저렴하여 선택한 집이었습니다. 그럼에도 11번가 / 네이버 웹툰까지의 거리가 50분 정도로 위치상에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집주인분께서 너무 좋으셔서 재계약하면서 코로나 때 힘든 시기 잘 이겨내자고 월세를 내려주시고 저렴하게 잘 지냈습니다.


네이버웹툰으로 이직하면서 재택이 가능하지만 회사를 풀출근하다시피 다니고 (회사 공짜 밥 먹으러..), 근무시간이 길어지면서 개인 시간이 11번가 시절보다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회사 근처로 이사 가고 싶었지만 주거 비용과 신림의 환경에 익숙해져서 이사를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Source. 지디넷 _ 이해진 창업자


네이버 신규 입사자를 대상으로 서로 코드를 맞춰간다는 의미에서 ‘코드데이(Code Day)’라는 프로그램 중 하나인 '창업자의 대화'에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와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욕먹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아무것도 안 하면 망한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현재의 고민과 딱 맞는 말은 아니긴 하지만 지금의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하기에 여러 수고로움과 비용이 들더라도 회사와 가까워짐으로써 확보한 시간을 바탕으로 더 많은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말씀을 들은 바로 다음날 회사 3분 거리에 괜찮은 매물이 나와서 바로 가계약을 하고 이사하였습니다. 당시 코드데이 둘째 날이었는데 매물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점심시간에 1784에서 판교역 인근 부동산까지 단번에 가서 가계약 걸고 왔었습니다.





판교의 명물 이직의 다리의 빛을 보면서 멍 때리고 있곤 했습니다.


빨리 가계약하고 돌아와서 자세히 보지는 않았지만 이사한 곳의 만족도는 최상입니다. 고층에 정남향이고 앞에 가로막는 건물이 없어서 햇빛과 판교의 탁 트인 하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 집 바로 앞인 판교역에 테크원, 카카오아지트, 크래프톤타워, 알파돔타워끼리 연결된 다리(일명 이직의 다리)에서 판교역을 보았을 때의 탁 트인 공간을 좋아합니다.



좌: 집 바로 앞에 있는 탄천
중: 탄천을 걷다가 보면 만나는 NHN, 넥슨, SK플래닛 사옥
우: 인프랩 사옥

탁 트인 탄천이 있어서 산책하거나 뛰기에 좋습니다. 걷다 보면 사옥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NHN, 넥슨, SK플래닛 사옥 삼대장은 멀리서도 잘 보입니다. 탄천에서 바로 올라와 삼평동 쪽을 올라서 걷다 보면 더 많은 회사를 만나게 되는데 우연히 인프랩 사옥을 봐서 내적 친밀감에 사진 한방 찍었습니다. (인프랩 헤비 과금러로서 인프랩 기둥 하나 제 것입니다.)



좌. 판교 테크원 내부 GXG 2023 홍보 배너
중. 판교역 무대에서의 포레스텔라 공연
우. 판교역 무대 설치

버스킹을 포함하여 판교역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립니다. 그중에서 올해 제일 크게 열렸던 행사가 GXG 2023 게임 축제였습니다. 점심 먹고 테크원의 부스를 돌아보고 판교역에서 공연을 감상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좌. 차를 타야지 갈 수 있는 맛집 '산으로 간 고등어'
우. 차를 타면 갔었던 고기동 글램핑

8월에는 면허를 취득하였습니다. 학원에서 등록부터 최종 면허 발급까지 딱 한 달이 걸렸습니다. 면허 취득을 위하여 휴가를 쓰지 않고 중간 휴게시간을 이용하여 분당 국제 자동차 운전학원으로 가는 것인지라 기능, 도로 하나라도 떨어졌으면 괭장히 귀찮았을 텐데 다행히 한 번에 합격하였습니다.


합격하고 2주 만에 본가에 있던 차를 인수받아서 돌아다녀봤습니다. 판교가 처음 운전 시작하기 좋은 곳은 아닌지라 처음에는 애먹었는데 서울까지 차를 몰고 다닐 정도로 적응하였습니다.


회사와 집까지가 3분 거리다 보니 주말밖에 운전할 일이 없지만 판교에서 차로 30분 떨어진 고기동 글램핑, 판교 근처이지만 대중교통이 없는 맛집을 다닐 수 있어서 차가 있음의 장점을 누리고 있습니다.




2. 웹툰에서의 삶


2-1. 테크원 사옥



마음의소리2_10화 네이버 방문
미필은 노하이_다녀오겠습니다

이야기하다 보면 판교에 네이버가 있는지 모르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지금도 웹툰에 네이버웹툰을 묘사하는 글에는 어김없이 그린팩토리의 특징인 녹색 건물을 따서 묘사합니다.


작년부터 웹툰을 포함하여 네이버 Z, 스노우, 네이버 클라우드 등의 네이버 법인이 판교 테크원에 입주해있습니다. 작년 6월 판교 테크원 완공 후 첫 입주사이기에 그린팩토리, 1784보다 더 좋은 시설과 환경을 누리고 있습니다.



좌: 회사에서 바라본 판교역 / 중: 테크원 사옥 / 우: 테크원 1층



상: 사무실 / 중: 하이브(휴식공간) / 하: 테크원 구내식당 Source. NAVER WEBTOON. (*사내 사옥을 개인적인 촬영분을 공개하기 어려워 공식 페이지에 공개된 정보를 가져왔습니다.)


2-2. 밥



신림동 시절 출근의 원동력이었던 테크원 구내식당


예전에는 11시 50분쯤 회사에서 나와서 서울역 인근 식당으로 가면 1시 되어서야 회사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음식점을 매번 고르는 것도 힘들었고 서울역 근처 회사 직장인들이 많기에 항상 식당이 붐벼서 오래 기다려야 했습니다. 또한 밥값은 기본적으로 만원이 넘기에 저녁은 고사하고 매번 점심을 사 먹는 것은 부담스러웠습니다. 당시 구내식당이 있는 회사가 참 부러웠습니다.


지금은 회사에 식당이 있기에 줄이 아무리 길어도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돌아오는 데까지 30분도 안 걸립니다. 점심시간에 남는 시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식비는 아침, 점심, 저녁으로 회사에서 지원해 주기에 돈 한 푼 안 들이고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신림동 시절 말미에는 근처 대부분의 배달음식을 주문했어서 무엇을 주문할지 참 고민이었는데 지금은 다양한 메뉴들이 매일 바뀌어 나와서 참 좋습니다.




2-3. 침튜브와 네이버웹툰



Youtbue. 이말년의 흔적을 찾아서 - 웹툰의 시조새

웹툰에 있으면 웹툰 작가 많이 보냐는 질문을 받는데 웬만해서는 볼 일이 전혀 없습니다. 8월쯤 침착맨이 회사에 방문했습니다. 전 웹툰 작가였지만 웹툰 개국공신이었던 침착맨을 보려고 출근한 분들이 있을 정도로 인기는 엄청났고 침착맨과 카메라를 따라서 수많은 사람들이 따라다녔습니다.
저 또한 회사 출근해서 카메라 근처에 있었지만 아쉽게 유튜브에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웹툰 작가(였던) 분과 유튜브에 일하는 공간이 박제가 되어 좋은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2-4. 춘천 커넥트원




춘천에 네이버 데이터센터가 있습니다. 바로 옆에 타 회사에서 연수원의 용도와 유사한 커넥트원이 있습니다. 올해 3월 여기서 웹툰 조직의 1박 2일 워크숍을 하였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최고 1인 연수원으로 편하게 지낼 수 있는 1인룸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시설도 너무 좋았습니다. 내부 구조가 상당히 복잡해서 각 공간마다 새로운 느낌을 주었습니다.





좌: 판교 라인
중: 정자 네이버 그린팩토리 & 1784
우: 1784에서 볼 수 있는 로봇 루키

네이버에 있으면서 좋았던 점 중 하나가 많은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회사 바로 앞 건물에 판교 라인 오피스가 있습니다. 잘 알려져 있듯이 정자동의 그린팩토리와 1784도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한때는 퇴근 후 정자동 오피스로 가서 공부했던 추억이 있습니다.


이전에 신림에서 재택근무와 퇴근 후 공부할 때는 따로 스타벅스 가서 공부했었습니다. 이제는 각 층별로 새로운 느낌을 주는 오피스에서 지루함 없이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이 좋습니다.


1784에서는 루키라는 로봇이 배달을 해줍니다. 스타벅스 배달 한번 시켜봤습니다.




3. 웹툰에서의 개발


처음 왔을 때 놀라웠던 것은 방대한 코드가 잘 관리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전 회사에서는 이상한 코드, 관리가 안 되는 코드가 많았었는데 아쉬운 부분 또한 존재하나 전체적으로 잘 관리되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웹툰에서의 가장 좋은 점은 많은 사람들이 반응하는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올해 많은 개발을 하였지만 웹툰 PC개편, 2023 최강자전, 2023 연말결산이 기억에 남습니다.



좌. 이전 PC 웹툰 페이지
우. 23년 3월 개편한 웹툰 PC 페이지



2023년 최강자전 웹툰 앱 배너, 서비스 페이지



좌. 2023 연말결산 네이버 랜딩 페이지
우. 2023 네이버 웹툰 연말결산 페이지


좌. PC 페이지 개편 이후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우. 2023 연말결산 검색 결과

네이버는 트래픽을 받으러 곳이라는 말처럼 대용량 트래픽 처리를 하기 위해서 많은 고민을 하고, 실제로 타 회사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트래픽을 받습니다.


좋은 반응뿐만 아니라 불만을 적나라하게 만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올해 모 이벤트의 적날한 비판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사실 개발자다 보니 심적으로 타격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서비스에 어떤 것을 기대하는지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 고민에서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웹툰을 비롯하여 타 법인, 서비스의 기획서를 시간 날 때마다 보았습니다. 제일 인상적이었던 것은 2023년 네이버 PC 메인 페이지의 기획서였습니다. 데이터와 다양한 의사결정을 통하여 버튼 하나, 디자인 하나 결정해 나가는 것을 보면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서비스를 어떻게 만들어가는지 공부하는 시간이었습니다.




4. Github 용감한 친구들


4-1. 데브이벤트 프로젝트



이 글을 언제 보더라도 Github Trending 에서 항상 Dev Event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0년 8월을 시작으로 개발자 행사를 알려주는 데브 이벤트 프로젝트가 재작년, 작년에 이어서 Github Trending에 올라가 있습니다. 국내 저장소 중에 1만 스타 정도를 넘으면 스타를 누를 사람은 다 누른 성장 정체 단계에 가는데 내년에는 성숙의 단계에 접어들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저장소 스타 수에 비례해서 페이지 뷰 수가 비례해서 늘어나지 않아서 고민 중 하나입니다. 편리하게 개발자 행사를 누릴 수 있도록 웹/이메일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고 또 준비하고 있습니다.




4-2. 데브 이벤트 안드로이드 앱 출시

작년 웹 런칭을 하였고 올해는 안드로이드 앱을 런칭하였습니다. 안드로이드 개발자 분은 따로 있지만 관련 기획 회의와 API 지원 작업이 퇴근 후 진행되다 보니 마음과 다르게 빠르게 개발과 대응이 어려워진다는 점이 쉽지 않았습니다.


함께하는 멤버님들의 일정을 조율하고 계속 동기 부여한다는 점도 어렵고.. 매년 쉽지 않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4-3. 기획 & 디자인



올해는 역량이 넘치는 대학교 후배였던 기획자이다 디자이너 친구가 프로젝트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간 전적으로 기획과 디자인을 맡길 수 있는 역량 있는 친구였는데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기획을 공부하여서 기획서를 작성하였습니다. 또한 디자인을 믿고 맡길 수 있는 분을 만났기에 (실망시키지 않고자..) 의사소통이 필요한 정도로 디자인 공부를 하였습니다.


기획에 대해서 공부한 것을 사이드 프로젝트를 통해서 녹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만, 오히려 여러 가지를 하니 잘하는 게 없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5. 글과 나



Source. sketchplanations. Bus factor
공유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bus factor

팀에 문서화가 상당히 부족합니다. 기본적인 로컬 프로젝트 설정, 배포방법, 인프라 설정 방법 등 기본적인 문서가 없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 외 개발을 위해 필요한 정보가 구전으로 전해지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처음 입사해서 배운 것들은 퇴근일 미뤄서라도 즉시 문서를 작성하였습니다. (시간 지나면 문서 쓰기 상당히 귀찮아진다는 것을 잘 알기에..)
올해는 팀에 필요한 문서를 틈틈이 작성하였습니다.

팀을 위한 많은 문서를 작성한 것과 대조되게 블로그에는 글을 잘 작성하지 못하였습니다. 생성형 AI의 발전으로 어떻게 블로그 글을 써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마치며


작년 회고글에는 쉬는 한 해를 보내겠다며 회고를 마무리하였습니다. 올해 이러한 다짐과 같이 잘 쉬며 지냈습니다. 2024년에는 회사에서 온라인 강의를 시작으로 제가 갖고 있는 지식을 공유하였으면 좋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