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AI 시대에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한동안 AI를 공부하며 블로그 글 작성을 꽤 오래 쉬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AI가 대체할 수 없는 글감은 개인의 솔직한 경험일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AI가 대신할 수 없는, 저의 한 해를 돌아본 이야기를 기록 적어보았습니다.
블로그를 쉬었던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방문자 수는 전성기 대비 1/10~1/20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본격적으로 블로그를 시작했던 2019년 즈음으로 회귀한 느낌입니다. 오히려 지금은 읽는 분들이 많지 않기에, 어느 때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제 이야기를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작성한 회고 글
- 컴공시절 회고: 컴퓨터공학 학점 2.82에서 성적 장학금까지
- 1년차 회고: 1년차를 맞이한 서버 개발자의 취준 공백기 회고 및 지금 생각
- 20년 회고: 2020년 회고
- 21년 회고: 메타버스 개발자에서 커머스로 주니어 개발자 1년 회고
- 22년 회고: 백엔드 개발자 22년 회고: 커머스에서 네이버 웹툰으로
- 23년 회고: [2023 회고] 네이버웹툰 백엔드 개발자로 일한다는 것은?
- 24년 회고: 2024 회고: 네이버웹툰에서의 2년을 보내며
미국
회사에서 해외 컨퍼런스 참석 기회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조직 내에서는 공정하게 사다리타기로 참석자를 정했는데, 운 좋게도 제가 선정되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컷츠(CUTS) 개발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서비스 오픈 이후인 8/25 ~ 8/28에 열리는 VMware Explore 2025에 갔다왔습니다. 컨퍼런스 기간도 너무 짧지 않고, Spring 관련해서 좋은 내용을 듣고 왔습니다.
컨퍼런스 이후에는 사내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후기 발표를 진행해야 했습니다. 라이브 발표뿐 아니라 사내 강의 서비스에도 영상이 업로드되는 자리였기에 부담이 상당했습니다.
발표 시간이 길지 않았던 만큼, 기술적인 내용을 깊게 파기보다는 개론적인 내용과 현장 사진 위주로 분위기를 전달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중간중간 에피소드, 특히 현지에서 흑인에게 쫓겼던(?) 이야기 같은 소소한 경험을 섞어 지루하지 않게 구성했고, 이런 점들이 비교적 좋은 피드백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아직 미국 이야기를 못봤다면?
- K-벡엔드 개발자의 서방견문록: 출국
- K-벡엔드 개발자의 서방견문록: 베네시안&팔라조 호텔
- K-벡엔드 개발자의 서방견문록: VMware explore 2025
- K-벡엔드 개발자의 서방견문록: 식사
- K-벡엔드 개발자의 서방견문록: 구경
- K-벡엔드 개발자의 서방견문록: 못다한 이야기
회사 업무
컷츠
웹툰 앱 내에서 숏폼 애니메이션을 감상할 수 있는 컷츠 서비스를 오픈했습니다.
저는 이 중 유튜브 크리에이터스 스튜디오와 유사하게, 작가가 작품을 등록하고 관리할 수 있는 영역을 담당했습니다.
기존에 리엑트로 개발되어 있던 작가용 작품 관리 서비스(일명 크리에이터스)에 컷츠 기능을 확장하는 작업이었습니다. 리엑트 익숙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초반에는 부담이 컸고, 주말에도 해결하지 못한 부분을 계속 고민하며 개발을 이어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작년 말 전사적으로 도입된 코파일럿을 본격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코파일럿은 코드 자동 완성을 넘어, 제가 평소에 작성하던 수준보다 한 단계 높은 구현을 제안해 주었고, 에러 원인을 찾는 데 소요되던 시간도 눈에 띄게 줄여주었습니다. 이 경험을 계기로 AI를 개발 도구로 적극 활용하는 것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작업 범위가 컸던 만큼, 작년 말부터 검토를 시작해 실제 서비스 오픈까지 이어지니 어느새 여름이 되었습니다. QA 기간도 길어 체력적으로 꽤 소모가 있었습니다. 특히 서비스 오픈 시점에 해외 컨퍼런스 참석으로 미국에 체류 중이어서, 시차 문제로 배포와 오픈 이후 이슈 대응을 다른 팀원분들께 맡길 수밖에 없었던 점은 지금도 미안한 마음이 남아 있습니다.
대규모 토목공사임에도 큰 장애 없이 마무리된것에 감사할 뿐입니다.
웹툰 20주년
우. 웹툰 20주년 앱 스플래시 화면
올해는 웹툰 서비스 20주년이라는 상징적인 해였고, 해당 기념 이벤트 개발을 담당했습니다. 하반기 대부분의 시간을 이 이벤트 준비에 사용하다 보니, 한 해가 유독 빠르게 지나간 느낌이 듭니다.
정책이 변경되는 상황 속에서, 제한된 일정 내에 결과를 만들어야 했던 과제였습니다. Cursor가 없었다면 여러 순간이 훨씬 버거웠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어드민 영역은 Cursor를 활용해 95% 이상을 개발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올해의 마지막은, AI를 어디까지 실무에 활용할 수 있는지를 스스로 시험해보는 기말고사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AI
AI의 발전 속도가 심상치 않다고 느꼈고, 단순히 따라가는 수준이 아니라 업무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쓰레드에서 AI 관련 정보가 많이 공유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AI 관련 글을 꾸준히 작성하는 분들을 구독해 출근 전 아침마다 짧은 시간이라도 살펴보려 노력했습니다.
좋다고 판단한 글들은 스크랩하고, 실제로 직접 실행해 보며 팀 내에 빠르게 공유하려 했습니다. 또한 올해 중순에는 회사 차원에서 AI 도구 파일럿 테스트가 진행되어 ChatGPT, Gemini, Cursor를 적극적으로 사용했고, MCP 연동을 포함해 실제 업무에 어떻게 녹일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대규모 개발 과제에 참여하느라 AI 기반 워크플로우를 고도화하고 실제 유의미하게 사용하도록 개선하는 시간은 부족했지만, 조직 내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공용 n8n을 사내 인프라에 배포하고, 간단한 AI 워크플로우를 구성해 테스트 용도로 사용해 보기도 했습니다.
모교 신문사 인터뷰
졸업한 지는 꽤 시간이 지났지만, 교수님의 추천으로 모교 신문사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학부 시절 신문사 인터뷰에는 늘 훌륭한 선배님들만 등장한다는 거리감이었는데, 막상 제 이야기가 실린 것을 보니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여지만, 한정된 지면 안에서 최대한 후배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자 했습니다. 그 과정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데브이벤트
일반적으로 GitHub 저장소에서 1만 스타를 넘기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Github 데브이벤트가 5천 스타를 넘겼을 즈음, 이 상태로 가만히 두면 결국 아무도 찾지 않는 저장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스타그램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조차 없는 사람이다 보니, 소위 말하는 인스타 감성으로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결론적으로는 단순한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사람들이 관심 가질 만한 개발자 행사를 선별하고, 행사 설명은 AI에 맡기며, 상세 내용과 링크는 GitHub 데브이벤트로 유입되도록 구성했습니다.
이미지 위주로만 제공되는 개발자 행사 소개의 경우에는 ChatGPT atlas 브라우저를 활용해 인스타그램 홍보 문구를 비교적 수월하게 생성하고 있습니다.
우. 변경 후 로그인 창
작년에 데브이벤트 전체 디자인 리뉴얼을 진행했으나, 올해는 큰 신규 추가는 없었습니다.
애플이 리퀴드 글래스를 발표한 이후, 이를 웹 브라우저 환경에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로그인 화면을 일부 변경해 보았습니다. 실제 리퀴드 글래스와는 거리가 있지만, 블러 효과를 활용해 나름의 해석을 적용했습니다. 다만 브라우저와 달리 iOS, 안드로이드 환경에서 예상과 다르게 표시되는 문제가 있어, 초기 구현과는 꽤 다른 형태로 수정이 필요했습니다.
디자인 자체에는 제가 거의 개입하지 않았고, 순수하게 Cursor를 통해 작업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개발 시간보다 디바이스별 표시 상태를 확인하고 조정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들었습니다.
작년 중순부터 준비하던 개발자 행사 상세 페이지도 완성했습니다. 원래는 어드민에서 마크다운 에디터에서 입력하는 방식으로 개발하였으나, 사용 중이던 텍스트 에디터의 버그가 잦아 해당 기능은 제외한 채 배포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신앙
회고 글에서 신앙에 대한 이야기를 따로 적는 것은 처음입니다. 이제는 읽는 분들도 많지 않은 편이라 편하게 씁니다.
1516교회를 담임하시는 이상준 목사님이 진행하신 보라통독 기본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온라인 과정으로, 주 4시간씩 3월 10일부터 6월 23일까지 총 16주 동안 신구약 전체를 다루는 일정이었습니다.
대학 시절에 수강했던 다른 통독 과정들은 성경 지식 위주의 구성이라, 머리만 커지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반면 보라통독은 성경의 배경과 흐름을 체계적으로 설명해 주는 설교에 가까웠고, 지식과 함께 신앙의 방향성이 함께 정리되는 경험이었습니다.
올해 새롭게 자리 잡은 신앙 루틴도 몇 가지가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1516교회 목요 찬양예배에 참석하고, 토요 새벽기도와 아침 7시에 시작하는 주일 아침 1부 예배를 꾸준히 드립니다. 토요 새벽기도는 다른 요일보다 한 시간 늦은 오전 6시 20분에 시작해, 비교적 무리 없이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목사님의 설교가 큰 도움이 되어, 2025년 1516교회 설교 녹취록 & 요약에 정리해 두기도 했습니다.
또한 교회에서 QT 양육을 마친 이후, 목사님께서 QT 나눔 앱을 통해 나눔을 지속하라고 하여 이 앱을 통하여 성경 1독과 QT를 병행했습니다. 1독을 마친 이후에는 앱에 더 이상 나눔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작성한 기록을 정리해 보니 A4 기준으로 약 250페이지 분량이 되었습니다.
QT 외에도 신앙 에세이를 함께 작성했습니다. 제 삶을 정리하는 차원이기도 했고, 훗날 저에 대해 궁금해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보여줄 수 있는 기록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물리적인 제약으로 공동체 안에서 제 이야기를 충분히 나누지는 못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다만 QT 후반부에는 회사 업무가 과도하게 바빠지며 신앙 에세이를 충분히 이어가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2025년 QT에서 해당 묵상 기록을 다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사진으로 함께보는 개인적인 이야기
2월 7일 토요일, 충북대로 지도교수님을 찾아뵈러 다녀왔습니다. 새벽에 눈이 너무 많이 내려 도로 상황이 걱정되어 못 갈 것 같다는 메일을 먼저 드렸는데, 아침이 되자 해가 쨍하게 뜨며 눈이 거의 사라졌고, 머쓱한 상태로 다시 연락드리고 교수님 오피스로 이동하였습니다.
교수님과 함께 성경공부를 했던 유노유노 씨와 동행했습니다. 눈은 녹았지만 추위는 상당하였습니다. 제 차를 이용하여 이동하였는데,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추위가 심해지자 어느 임계점을 넘은 순간 창문이 한 번에 뿌옇게 얼어붙었습니다. 다행히 갓길 쉼터가 가까워 차를 세우고 창문에 낀 성에를 제거했던 기억이 납니다.
외부 일정을 마치고 주말에 저희를 만나기 위해 다시 충북대로 돌아오신 교수님의 마음이 감사했고, 충북대로 옮기신 이후의 연구실과 근황을 보며 자연스럽게 옛 기억도 떠올랐습니다.
올해도 회사 밥은 훌륭합니다. 삼시 세끼를 안정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식주 중 ‘식’에 대한 고민이 사라진 것이 가장 큽니다.
이 회고 글을 쓴 지 이틀 후에 '먹짱사원 만들기'라는 이름으로 네피셜에 올라왔습니다. 사옥 식당과 테크원 입주 법인이 그린팩토리로 입주하였을 때 나왔던 랍스타 메뉴가 소개되었습니다. 재미있게 쓰인 글이니 한번 보시길!
구내식당에서는 소소한 이벤트도 자주 열립니다. 케데헌을 안봐서 잘 모르지만.. 케데헌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구슬 아이스크림은 맛있게 먹었습니다.
대부분 1분 이내로 마감되지만, 각종 맛있는 것들을 주문할 수 있는 기회도 종종 열립니다. 정자동 집콕러에게는 꽤 반가운 날들입니다.
회사에서 판교 CGV를 대관해 웹툰 원작 영화 ‘좀비딸’ 상영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회사 생활을 하며 처음으로 팀원들과 함께 영화를 보았고, 상영 후 진행된 포토 인증 이벤트에 제가 응모하자고 노래를 불러 참여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당첨되어 조선호텔 20만 원 상품권을 받았습니다. ㅎㅎ
코로나 이후 문을 닫았던 네이버 도서관이 올해 ‘커넥트 라운지’라는 이름으로 다시 오픈하였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기대가 컸습니다. 공간은 깔끔하게 리모델링되었고, 책상도 기존 서가를 업사이클링해 만든 점은 인상적이었지만, 아쉬운 점도 적지 않았습니다.
과거에 비해서 수십만권의 도서가 없어졌으며, 도서 대여가 불가능해졌고, 그린팩토리 도서관의 상징처럼 느껴졌던 책장 위 풀떼기들이 사라진 점은 특히 아쉬웠습니다. 대신 커피를 로봇이 가져다주는, 시대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장면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높은 천장과 공간이 주는 신선함이 있어서 가끔 여기서 업무를 보기도 합니다.
이 회사에 다니면서 놀라운것은 매년 다른 회사에 다닌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거대한 회사의 조직과 환경이 슉슉 바뀝니다.
작년에는 웹툰 사업의 나스닥 상장이라는, 네이버로서는 처음 시도하는 분리 상장이 있었고, 동시에 쿠팡처럼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는 굵직한 이벤트를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11월에는 또 하나의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두나무와 네이버페이의 합병 계획 발표 소식입니다. 한 명의 구성원으로서 이 합병이 향후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실제로 승인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이곳에서의 시간은 한 회사에 오래 다니며 정체된다는 느낌보다는 변화무쌍한 IT 산업의 태풍 한가운데에 함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입사 이후 매년 여름마다 일정이 겹쳐 이용하지 못하다가, 올해 처음으로 회사 휴양시설 중 하나인 아일랜드 리솜을 이용해 보았습니다. 73평 규모라 가족과 친척까지 함께 가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회사의 배달로봇 루키입니다. 잠시 멈춰 서서 리눅스 바탕화면을 띄운 채 쉬고 있는 모습입니다.ㅎㅎ 평소에는 이 모니터에 로봇의 표정이 표시됩니다.
테크원 판교 사옥에서 정자동 네이버 사옥으로 이전한 이후, 거리상으로는 한 정거장 차이지만 판교에 갈 일은 없어졌습니다. 12월 4일 하프타임 셀레브레이션(*판교 직장인 예배) 참석 후, 문득 옛 생각이 나 테크원에 들렀습니다.
과거 네이버 사옥 시절의 투명한 외부 회의실들은 모두 사라졌고, 외부는 상막판 판넬로 가려져 있었습니다. 현대 사무실로 들어가는 입구에 소지품검사가 크게 자리잡은것을 보니 참 자유로운 회사에 다니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유롭게 작업할 수 있던 책상들도 없어져 개인적으로는 다소 아쉬운 풍경이었습니다.
버려야 새로운 것이 채워지기에 집에 있던 물건을 하루에 하나씩 정리했습니다. 대학 군복학 시절 부산역까지 가서 중고로 구매했던 XPS15 9550도 이때 정리했습니다. 메인보드가 고장 나 부팅조차 되지 않았지만, 정이 많이 들어 한동안 노트북을 바구니에 담고 멀뚱멀뚱 서 있던 기억이 납니다.
12월 10일, 팀 연말 회식으로 롯데호텔 라세느에 다녀왔습니다. 1차로 리드님 차를 타고 이동했는데, 목적지는 중구 라세느였으나 송파 라세느로 향하는 바람에 다시 이동하며 웃으며 이야기했습니다.
리드님이 다소 초조한 모습으로 운전하셔서 옆자리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조금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마치며
개발자로 일한 지 4년 6개월이 지났습니다. 이제는 스스로를 주니어 개발자라 부르기에는 애매하고, 시니어와 주니어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 이른바 중니어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할 것 같습니다.
신입 시절에는 빠른 성장을 외치며 좋은 개발 습관을 만들고, 단기간에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했다면, 5년 차 개발자로 일한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성격의 시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지치지 않는 경주를 해야하는 마라톤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이번 회고에서는 개발 이야기만을 다루지 않았습니다. 일을 잘 해내는 것만큼이나, 일상을 어떻게 살아가는지가 결국 장기적인 성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일상 속에서 기쁨과 여유를 지키며, 그 안에서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지금의 저에게는 더 중요한 과제가 되었습니다.
올해를 돌아보면, 계획대로 흘러간 일은 많지 않았습니다. 미국 컨퍼런스에 다녀온 일 역시 처음부터 세웠던 계획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꽤 인상적인 경험으로 남았습니다. 이처럼 예상하지 못한 일들 속에서도 나름의 재미와 의미를 발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내년 역시 조금은 느슨한 기대를 품고 맞이해 보려 합니다.
이쯤에서 올해의 기록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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